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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보완 요구에 임상 디자인 수정 결정, 조건부 허가 심사는 별도 진행 중 전 세계 승인 약물 전무한 희귀 뇌질환 시장에서 'First-in-class' 신약 가능성 주목

삼성제약이 진행성 핵상 마비(PSP) 치료제 GV1001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IND) 변경승인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 보완 요구를 반영해 임상 디자인을 수정한 뒤 재신청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PSP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승인 약물이 전무한 가운데, GV1001이 질병조절치료제로서 글로벌 시장의 첫 주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식약처 보완 요구에 임상 재설계 결정
삼성제약은 9월 23일 공시를 통해, 지난 7월 1일 식약처에 제출했던 GV1001 임상 3상 IND 신청서를 자진 취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식약처 검토 과정에서 제출 자료에 대한 보완 요구가 있었으며, 관련 사항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자료를 준비한 뒤 재신청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은 진행성 핵상 마비 리처드슨 증후군(PSP-RS)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 0.56mg 피하 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3상 시험이었다. PSP는 타우(Tau)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발생하는 희귀 퇴행성 뇌질환으로, 파킨슨병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며 초기부터 균형 장애와 수직 안구 운동 마비, 인지 저하 등을 동반한다. 인구 10만 명당 약 6~6.9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GV1001은 한국의 젬백스앤카엘이 글로벌 개발을, 삼성제약이 국내 판권 및 임상을 주도하는 국내 개발 신약 후보물질이다. 신경염증 조절과 타우 단백질 병리에 동시에 작용하는 다중 기전 펩타이드 약물로, 최근 공개된 72주 장기 투여 데이터에서는 위약군 대비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경향성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3상의 타깃인 PSP-RS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질환 지연 효과가 관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미충족 수요와 시장 성장 전망
현재 전 세계적으로 PSP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승인 약물은 단 하나도 없다. 레보도파 등 증상 완화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질병조절치료제에 대한 의료계의 미충족 수요가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델브인사이트는 2026년 9월 보고서에서 "2026년부터 2036년 사이 PSP 치료제 시장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며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 성공적으로 승인된다면 증상 완화 중심에서 기전 기반 치료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PSP 치료제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1억 7,229만 달러(약 2,300억 원) 규모로 평가되며, 노령 인구 증가와 타우 표적 치료제 개발에 힘입어 2036년까지 연평균 12.2~29.6%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UCSF 기억·노화 센터도 "PSP는 대표적인 타우 병증이므로 비정상적인 타우 생태계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라며 "최근 글로벌 단위로 시작된 PSP 플랫폼 임상시험 등이 질병조절치료제의 평가와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노바티스, UCB 바이오파마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타우 표적 PSP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제약은 공시에서 임상시험 약품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이라며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조건부 허가와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GV1001은 2024년 한국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삼성제약은 2026년 1월 식약처에 PSP 치료제로서 조건부 품목 허가를 별도로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3상 IND 자진 취하 및 재신청 과정은 조건부 허가 이후 진행될 확증 임상을 국제 기준에 맞게 준비하기 위한 규제 당국과의 조율 과정으로 해석된다.
조건부 허가가 승인될 경우 3상 완료 전이라도 한국 내에서 세계 최초의 PSP 상용화 치료제로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열린다. 삼성제약은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임상 3상 디자인을 수정한 후 단기간 내에 IND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V1001이 한국 임상 3상과 글로벌 임상에서 유효성을 최종 입증한다면, 1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글로벌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 시장에서 계열 내 최초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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